서방님은 글만 알고 시부모는 망령뿐이며 시누이는 험담만 늘어놓는 가난한 집에 시집온 16세 처녀가 있었다.
그래도 부지런하여 시집온 지 3년만에 집안을 일으켜 잘살게 되고 아들들이 크게 벼슬도 하게 되었다. 마침내
딸이 시집을 갈 때가 다가와 딸을 앞에 놓고 일장 훈시를 하는데, 거두절미하고 '나처럼 살아라'라는 내용이었다.
그러면서 하는 말이 건넛마을에 사는 '괴똥어미'는 억만금 가산에 고루거각 기와집에 시집왔지만 사치하고 비
생산적인 일에 재산을 낭비하더니 집안은 망하고 서방과 자식은 죽고, 자신은 거지신세가 되었다는 것이다.
이것은 조선시대 국문 가사체 소설인 의 줄거리다.
주체야 아무렇거나 이 이야기속에는 보리죽이 등장한다. 시집온 16세 처녀가 겪었던 가난을 이제 옛이야기처럼
딸에게 설명하는데, 그 상징으로 내민 것이 옷으로는 무명이요 먹을거리로는 보리죽이었다.
이처럼 보리는 가난과 한의 상징이었다.
볶은 겉보리를 넣어서 끓인 보리차는 비타민B1이 듬뿍 들어있는 여름철 비타민 공급원이고, 술 마신 다음날 수분
보충용이며, 밥 먹은 다음의 구수함을 입 안에 남게 하는 음료수다. 수돗물 속의 중금속이 걱정 된다면 이 역시
보리차다. 강원대 환경과학팀의 조사에 따르면 보리차는 물속에 들어있는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의 농도를
대폭 줄인다는 것이다.
수돗물 속에 이들 중금속을 넣고 끓인 증류수와 배교해 볼때, 보리차는 납과 카드뮴, 비소의 농도를 70%가량
줄였고 구리와 니켈, 코발트는 50%를 줄였으며 크롬은8-9%를 없앴다고 한다.
보리는 한의 곡물이지만, 거기서 풍류를 퍼올리는 것이 한민족이다.
요즘은 시시장철 특별식이니 오늘 점심은 보리밥으로 채우며 역사를 씹어보는게 어떻까?